설날 5인 이상 집합 금지. 노부모는 자식들을 기다린다
이제 일주일 후면 명절인 설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설날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실시된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예전 같으면 민족의 대이동이니 부모.자식간 못다 한 정을 나눈다는 등
마음 따뜻한 기사가 많았겠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설 연휴기간동안 직계가족 즉 부모. 자식 간이라도 사는 지역이 다르면
4명까지만 모일수 있다고 정부에서 지침을 발표했죠.
이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우리가 늘 상상했던 명절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갈지도 모를 일입니다.
철부지 아이들은 어쩌면 '아, 명절은 이런 거구나' 하며 그냥 자기 집에서
며칠 노는 걸로 인식하지 않을까요.
한 여론조사에서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70% 가까이 5인 이상
사적인 모임을 금지하는 데는 찬성하고 있지만,
또 50% 넘게 가족 간 모임은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가족들 모임까지 규제한다는 게 가혹하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문제는 노인들입니다.
솔직히 자식, 손주들 보는 게 노부모들의 낙 아니겠습니까
시골에서 부부, 혹은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식들 보는게 유일한 행복입니다.
명절 때 내려오는 자식들이 다시 올라갈 때 바리바리 음식 보따리 싸주는 노고를
부모의 당연한 일이라고 즐겁게 생각하시는 분들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명절 빼고는 자식, 손주 얼굴 보는 게 사실상 어려운 현실 속에서
명절이 얼마나 기다리셨겠습니까.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추석 때와는 다르게 자식들이
이번 설에는 왔으면 하고 바라는 어른들이 많다고 합니다.
분위기상 못 간다고 말씀드리는 게 불효인 것 같아 고민이라는
친구도 있습니다.
시어머니에게 이번 설에도 '코로나로 못 찾아뵙겠다'면서 값비싼 선물을
택배로 보내드리겠다던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너 마음대로 하라'며 역정을
내시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진심으로 오지 말라고 하는 부모님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섭섭하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요즘 보면 이곳저곳에 '찾아오지 마라' '못 갑니다' 등등의 현수막이
간간이 눈에 띕니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당연하지' '그래 이번에는 참아야지' 하던 사람들도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부지침을 따르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계속해서 300~4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변이 바이러스도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마음이 풀어져 버리면 그동안의 노력이 공염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가족 간 모임에서의 확진자들이 다 이런 안일한 생각에서
모이고 식사까지 했던 게 아닐까요?
부모, 자식 간의 지혜와 이해를 모아야 합니다.
자식들끼리 상의해서 따로따로 날을 잡아 내려간다든지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코로나 이전 명절 풍경에 비할 수는 없겠지요.
이제 2월 말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는 바람은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니
'백신 부작용'이니 하면서 부정적인 말들이 많이 나와 걱정입니다.
그래도 희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예전 고향에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거북이걸음을 하고,
설날 귀향 열차를 예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고....
이런 고단했던 명절 풍경들이 얼마나 소중한 행복이었는지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