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를 보는 시선. 이번에도 역시나인가.
아마 지난주였을 겁니다. 운전을 하고 가는데 좀 무료하기도 해서 라디오를 틀었더랬죠.
오후 늦은 시각이었는데 마침 라디오에서 시사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는데 여야 국회의원들이 나와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자가 최근 개각과 관련해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관한 의견을 묻더군요.
야당 의원들은 너무 자기와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 뽑으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더라도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인재풀을 넓혀서 중용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능력 있는 인재를
뽑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원론적인 말이었습니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은 집권당일때 그럴 생각과 행동은 추호도 없었으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걸 듣고 좀 웃기더군요.
그런데 다음 여당 의원이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성 국회의원이었던 것 같은데
'코드인사는 당연한 거다. 코드인사 안 할 바에는 정권을 잡은 의미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더군요.
코드인사가 당연하다니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정약용의 사상과 이순신 장군의 충정 제갈공명급의 지혜를 가진 이라 하더라도
코드가 다르면 요직에 발탁할 수 없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코드를 우리말로 하면 좀 심하게 말해서 '패거리' 정도가 되겠군요. 혈연 학연 지연의 지연과도 유사한 말이겠죠.
역사를 보더라도 조선시대에는 당파싸움으로 나라를 피로 물들였습니다.
전쟁에 임박해서도 서로의 당리당략에 따라 거짓말을 일삼았습니다.
현대사에서도 3김 패거리 정치로 나라를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정치 후진국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코드인사로 인한 폐해의 증거가 넘치고 넘치는데 코드인사 안 할 바에는 정권을 잡은 의미가 없다니요...헐
여당 인사들의 이런 인식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더욱 아래로 끌어내리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최근에 부총리 겸 장관 후보자 한 분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이 분의 장관 지명을 철회해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자식 문제를 보니 가관이더군요.
아들은 병역면제, 딸은 위장전입. 에휴.
더구나 병역 면제 사유를 알고 나니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코드가 맞는 인사를 뽑다 보니 이런 인물들 밖에 없는데......
정말 이번 정부에 대한 기대와 바램이 컸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벅차오르고 기분 좋은 흥분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이번 정권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은 저만의 감정일까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1년 4개월 동안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그리고 국책연구기관에
전직 국회의원 혹은 낙선한 의원들이 기관장이나 주요 임원으로 대거 선임이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대선캠프에 있던 인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주요 요직에 들어간 인사들이 300명이 넘는다죠.
관련 기관의 전문성이나 업무 능력 등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캠코더'라는 말이 요즘 새로운 정치 신조어로 등장했습니다.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캠프는 대선 캠프를 뜻하는 말이겠죠.
조선시대에 백성들이 칭송하고 태평가를 불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백성들이 배우기 쉬운 훈민정음을 만들고 농사짓는데 도움이 되라고 측우기 등을 발명하게 하신
백성들을 진짜 아끼고 사랑하신 세종대왕이 통치하던 기간.
당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한 탕평책으로 정치를 안정시키고 태평성대를 구가한 영조와 정조대왕 시대
...............
스스로 깨우치기 힘들면 역사책을 읽으며 공부도 좀 하며 느끼기라도 하십시오.
'대통령이 사리사욕 챙기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믿음만으로 이 정권을 지켜보기에는 너무 엇박자가 심합니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기 일보직전이라 서글퍼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