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가 사업가로 각광받던 시절 그러나 지금은...
1990년대 초반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 초년생으로 직장을 다녔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적인 생활과 꼰대 상사의 갑질, 거의 매일 반복되는 술자리로 학창시절 품었던 억대 연봉의 직장인 신화는 현실의 이야기가 아님을 깨달았죠.
직장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엑셀 중고차를 구입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회사 바로 옆에 벤츠 판매점이 있었습니다.
출퇴근 때마다 약간 주눅이 들기는 했지만 그 당시에 벤츠 타는 사람들은 정말 부자들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월세를 전전하고 빚에 짓눌려도 벤츠 타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어느 날 시외에 있는 거래처를 다녀오다 휴게소에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어깨를 '툭' 치더군요. 돌아보니 고등학교 동창이었습니다.
옛날 노예들을 묶었을 때나 사용할법한 쇠사슬 같은 굵은 금목걸이를 목에 두르고
손목에도 누런 금빛이 나는 시계와 팔찌가 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언뜻 봐도 비싸 보이는 옷차림을 하고 있더군요.
부러움과 질투가 엇갈린 심정으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친구는 자기 아버지 때부터 하던 식당을 물려받아 지금은 자기가 경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취직을 하려고 했는데 식당도 잘되고 일손도 부족했던 터라 아버지가 식당을 맡아 하라고 했답니다.
종목은 한정식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중소기업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친구의 눈빛이 가소롭다고 이야기하는것 같았습니다.
바쁘다는 놈이 지금은 드라이브 갔다 오는 중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이제 자기가 없어도 잘 돌아간대나 어쩐대나....
친구가 타고 온 국산 대형차 짙은 썬팅 안에 묘령의 여자가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친구가 가고 저도 흠집이 난무한 제 엑셀을 몰고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그날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아, 장사가 답인데' 그러나 이제 겨우 직장생활 2년 차에 목돈이 있을 리 없죠.
부모님께 부탁을 해볼까 하다가 이내 생각을 접었습니다.
그때는 자영업이 각광받던 시절이었습니다. 변호사나 의사도 자영업에 속하긴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자영업은 자신의 사업장을 가지고 무언가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식당, 술집과 같은 요식업, 의류 판매점, 슈퍼마켓, 제과점, 가정용품을 파는 잡화점 혹은 산업 자재나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업종을 말합니다.
그 당시 직장인들의 꿈이 내 사업장 혹은 내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자영업의 경기도 좋았고요.
그로부터 삼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직장에서 반강제로 퇴직한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영업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라는 것이 생겨 비슷한 업종과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같은 건물에 닭집이 2~3개는 기본으로 서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1층과 2층에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있는 것도 봤습니다.
같은 아울렛의 서로 다른 가게에서 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의 각 분야가 너무 자기 살을 깍아먹고 있습니다.
상권이 좋아 한 가게가 잘된다 싶으면 바로 같은 제품을 파는 가게가
더 좋은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으로 오픈하여 위협하고 있습니다.
소위 장사의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왜 포화상태의 업종을 선택하는지 모르겠다고, 블루오션을 노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블루오션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답을 얼버무립니다.
새로운 점포가 열군데 문을 열면 1년 이내에 여섯 군데가 망해 버립니다.
2년 이내에는 아홉 군데가 문을 닫습니다.
남은 한 군데도 잘 되는건 아닙니다.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입니다.
과거 직장인들에게 사업가로서 부러움을 받았던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사가 안된다고 낙담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풍운의 꿈을 안고 수천만원 혹은 수억원을 들여 사업을 벌였는데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자영업은 살아있다는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저도 직장인→자영업→직장인→자영업→직장인의 인생을 걸어왔습니다.
지금은 조그만 회사에 몸담고 있습니다.
저도 직장생활 후 첫번째 자영업에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빚도 많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안좋은 생각도 했었고요.
그러나 그 다음의 자영업은 괜찮았습니다.
지금은 빚이 하나도 없습니다. 십 원짜리 한푼도요.
제 집까지 있으니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식당이나 술집 편의점 등 사업장에 가면 그 분위기를 유심히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장사 잘 되는 사업장과 그렇지 않은 사업장을 제 나름대로 분석도 해보았습니다.
제가 비록 장사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직접 자영업을 했던 경험과 소비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인 포스팅을 해볼려고 합니다.
블로그의 카테고리 제목도 '자영업은 살아있다'로 정했습니다.
앞으로 시간 날때마다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나이가 있어 언제가 될지는 모릅니다만 다시 자영업의 길로 가야 하니까 제 마음을 다잡는 계기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써볼까 합니다.
모든 자영업자 분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