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집어 들고 저자가 의사와 병원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의 저자는 곤도 마코토라는 일본의 현직 의사입니다.
의사의 입장에서 의사와 병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40년 이상을 의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이런 돌출된 언행으로 의학계에서는 이미 빈축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왕따라는 의미겠죠.
그러나 일본 유수의 병원에서 수많은 환자 그것도 암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의였기에 책의 내용이 더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일본인은 세계에서 의사를 가장 좋아하는 국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의사를 신뢰한다는 말이겠죠.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이 별 생각없이 이렇게 의사를 믿고 따르기 때문에, 의사나 의사의 처방으로 인해 큰 일이 날 뻔 했음에도 다시 의사를 찾는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의료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나라도 없습니다.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보험 시스템으로 인해 병원비는 저렴하고 언제 어느 곳에서든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진료비도 그렇지만 간단한 수술이라도 엄청난 수술비가 든다고 합니다.
단순한 질병이라도 병원비가 비싸기 때문에 섣불리 병원에 가기가 힘든 모양입니다.
그리고 꼭 예약을 해야 하고 게다가 당일 진료는 꿈도 못 꾼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 의료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같이 병원 문턱이 낮아도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몸이 조금만 안 좋아도 병원을 찾으니 집 앞 편의점 가듯이 병원엘 가게 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약물에 몸을 내맡기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과잉진료의 폐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자주 방문함에 따라 의료진에 의해 필요 없는 검사나 시술이 행해지기도 합니다.
또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정상 기준치가 점점 낮아지는 건 제약회사의 농간이라고 주장합니다.
기준치가 낮아지는 건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죠.
그래서 약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암 전문의답게 책에서 암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전혀 몰랐던 충격적인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암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죽는 것은 암 때문이 아니라 암 치료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의사이지만 이 책은 철저하게 환자를 위한 책입니다.
자신의 몸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믿어야 하고 높여야 한다고 합니다.
병에 대해 의사를 믿고 따르지만 말고 의사를 의심하고 스스로 병에 관해 찾아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강조합니다.
저자인 곤도 마코토는 이런 노력으로 인해 기쿠치간 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기쿠치간 상은 일본의 문학가 기쿠치 간을 기념해 재정된 문학 상인데 문학, 연극, 신문, 방송, 잡지, 출판 등의 분야에서
그 해에 가장 창조적인 업적을 이룬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되는 상이라고 합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자신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치료법을 선택해 준 환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말을 믿고 종양을 절제하지 않은 환자, 암은 치료하지 않는 게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자신의 말을 이해하고 암을 방치하기로 한 환자들, 그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쯤 되면 책의 내용이 진짜 궁금해지지 않나요?
저는 병원에 가는 걸 꺼려 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깅화 끈을 다시 매고 몇 달 동안 하지 않았던 조깅을 다시 시작하고 있네요.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저도 그렇지만 여러분의 인생에도 의미 있는 책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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