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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들의 리뷰

<책리뷰>세이렌의 참회...언론과 기자의 본분을 생각하다.

by 올드아미 201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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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이런 스릴러 범죄에 관한 책이 계속 눈에 들어오더군요.

역시 도서관에서 대여해 주말을 이용해 하룻만에 다 읽었습니다.

<세이렌의 참회> 나카야마 시치리 라는 분이 지은 장편소설입니다.


세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요정이죠. 얼굴은 아름다운 여성인데 몸은 새의 형상을 한 요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딧세이에 보면 어느 섬에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자신의 아름다운 소리로 유혹해 배를 

난파시키고 선원들을 죽게 만드는 마녀로 묘사됩니다.

이 책 <세이렌의 참회>에서 세이렌은 기자 혹은 언론을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책은 어느 여고생의 유괴사건으로 시작을 합니다.

실종된 여고생 그리고 여고생의 집에 돈을 요구하는 유괴범의 전화....

일반적인 유괴사건의 전개를 보여주던 이 사건은 여고생이 죽은 채로 발견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잇따른 오보와 거짓방송으로 궁지에 몰린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의 베테랑 기자인 사토야와 신참인 

다카미 기자. 그 둘은 끈질긴 사건추적으로 다른 언론사는 물론이고 경찰 보다 앞서 이 유괴사건의 범인들을 

찾아내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이 사실을 방송으로 내보냅니다. 특종이라는 명목하에.

치솟는 시청율...침울해 있던 방송국은  이 둘에게 환호와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환희도 잠시,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들이 이 방송이 명백한 오보였음을 보여줍니다.

방송국에 여론의 비난이 몰아치는 가운데 결국 사토야 기자는 다른 곳으로 좌천됩니다. 

홀로 남은 다카미 기자는 진정 참회하는 모습으로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게 되는데.....


이 책의 끝부분이 반전인 데다가 또다시 반전이 일어납니다.

이 두 기자 외에 또다른 주인공으로 미남 형사인 구도 형사가 나옵니다.

기자들과 이 형사간의 묘한 갈등도 소설의 재미입니다.

특히 주고받는 대화의 내용이 설득력도 있지만 가슴에 와닿는 구절들이 많더군요.


"언론은 절대 잘못을 사과하지 않아. 사죄하는 순간 자신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지."


"경찰이 쫓는 건 사람이 아닌 범죄이고, 언론이 쫓는 건 증오의 대상이다."


"언론이 밝히려는 건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싶은 비극, 그리고 인간의 추악함이다."


"경찰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범죄를 쫓고 있고 언론은 제3자의 호기심을 위해 사건을 쫓고 있다."


"언론은 비극을 싸구려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


책은 언론에 대한 신랄한 비난을 퍼부어 댑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언론들에 대한 생각도 문득 떠오르더군요.

요즘 인터넷을 보면 많은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재탕, 삼탕한 기사들도 많고 흡사 삼류 소설을 써놓은 듯한 기사나 맞춤법이 틀린 기사도 자주

눈에 들어오곤 합니다.

특히 스포츠 기사 같은 경우에는 선수가 달성한 기록들의 숫자를 잘못 표기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기사에는 독자들의 댓글이 폭발을 하죠.

기레기니 뭐니 하는 악성 댓글들로 도배를 당합니다.

모든 기자들이 저널리스트가 될 수는 없겠지만 사실관계 만이라도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 사소한 실수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이렌의 참회는 한마디로 재미있습니다.

등장인물간의 대화는 물론이고 상황묘사가 사실적이어서 상상을 하면서 읽어내려가는 맛도 좋았습니다.

특히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더 가슴에 와닿더군요.


한 신참 기자의 잘못된 보도(오보)에 대한 진정한 참회가 결국 사건해결의 원동력이 된 소설.

언론과 기자의 참된 본분을 생각하게 한 책.

<세이렌의 참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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