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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은 살아있다

시스템이 식당의 운명을 좌우한다

by 올드아미 2018.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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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7일 저녁에 친한 친구들과 송년회 모임이 있어 버스를 타고 이동중이었습니다.

술자리 가는데 절대 차는 가져가지 않습니다. 제 철칙입니다. 

대중교통이 편하죠. 따뜻하고...여름에는 시원하고....ㅎ

제법 시간은 걸리지만 회사앞 버스 정류장이 앉아서 갈 수 있는 위치고, 요즘 버스 전용 와이파이가 있어 

심심하진 않습니다. 


모임장소로 가는 중에 길가에 식당들을 유심히 봤습니다. 연말이라 송년회다, 회식이다 해서 

한참 바쁠 때인데도 업소마다 예전과 같은 분주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하나도 없는 업소가 절반은 훨씬 넘었으니까요.

이런 현상이 벌써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경제가 안좋은 이유도 있겠지만 요즘 직장인들은 식당에 모여앉아 시끌벅적하게 회식을 하는 술자리를 

꺼리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워라벨이라는 사회 분위기도 퇴근후 사람들의 발걸음을 가정으로 향하게 하고요.

특히 규모가 큰 식당들은 단체손님으로 이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매출에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식당 차린다고 적잖은 자본이 투입되었을텐데 안타깝더군요.


손님이 없는 식당 대부분이 주인 혹은 종업원이 TV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더군요.

식당문을 열었을 때 손님이 없고 식당 사람들이 TV등을 보고 있으면 자리에 앉기가 꺼려지는게 인지상정입니다.

그 집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그냥 나가고 싶어집니다.

자영업 중에서도 요식업은 오신 손님을 반드시 자리에 앉게 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요식업은 음식장사이기도 하지만 자리장사이기도 합니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반드시 주문이 나오고 매출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불황에도 장사가 잘되고 손님이 한 시간씩 줄을 서는 식당은 있기 마련입니다.

소문난 맛집 식당들도 시작은 마찬가지입니다. 

파리만 날리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빚에 허우적거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손님이 들끓는 식당이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음식맛이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아닙니다. 

성공한 식당 대부분은 그들만의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식당은 손님으로 홀이 꽉차곤 했는데 몇 달후 손님 수가 급격히 감소하더니 문을 닫은 경우도 많습니다.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이라고 거창한 건 아닙니다.

가령 예를 들어, 손님이 식당에 들어섰을때 사장이나 종업원 모두가 미소 띈 얼굴로 '어서 오세요' 라고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거나 손님이 몰려 주문한 음식이 늦을 경우에 손님에게 미리 가서 양해를 구하고 

주전부리로 간단한 다과를 내어놓는 것도 시스템입니다.

손님이 말하기 전에 비어가는 접시에 반찬을 채우며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는 것 또한 시스템입니다.

쉬울것 같지만 의외로 어렵습니다. 

특히 이 시스템이라는 건 사장이 자리에 없어도 식당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제대로 된 시스템입니다.


어떤 양고기집이 있었습니다. 도로 뒤편 골목에 위치해 있어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식당입니다.

그런데 맛은 굉장히 뛰어났습니다. 특히나 노린내 때문에 양고기를 꺼리던 사람들도 냄새를 완벽히 잡아낸

덕분인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지리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SNS에서 양고기 맛집으로 소문이 나자 식당은 연일 장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딱 두 달 열풍을 이어갔을 뿐입니다.

지금은 여전히 예전의 한산한 모습으로 돌아가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손님이 많아 줄을 서야 하는 경우에도 그 양고기집은 기다리는 손님을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번호표를 주는 것도 아니고 식당앞에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놔 두지도 않았습니다.

손님이 밀려 음식이 늦게 나올 경우도 사과나 배려의 멘트는 없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양고기집 사장님은 음식이 늦게 나오고 서비스가 안 좋아진 것을 손님탓을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손님이 너무 많아져서 그랬대나 어쨌대나......

서둘러 시스템을 만들지 않았던게 대박으로 가는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오는법입니다.

장사가 안되고 어려운 현실을 한탄만 하지 말고 그동안 자기 업소의 영업패턴을 복기해 보면서 어떤 시스템을

추가할 지 아니면 없애야 할 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도 식당을 살리는 길입니다.

안좋을 수록 더욱 미소짓고 웃음 띈 얼굴로 활기차게 이야기 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손님이 없다고 이 기본중의 기본을 안하는 식당이 너무나 많습니다.

시스템이 식당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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